글
[쿠로테토] 새해
2016년 1월 3일 일요일
전력 60분
새해
리트윗, 마음, 감상 늘 감사히 받고 있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새해라고. 새해라고 하지마는 그에게 별 다른 감흥이란 없었다. 여동생이 좋아하며 들뜨는 모습을 보이긴 했다만, 그걸 제외하면 평소와 다를 바 없었다. 오늘은 새해 첫 날이 아닌 어제를 보내면 오는 오늘이었고, 무수히 보낸 수많은 날들과 같은 하루였다. 거리를 쏘다니거나 의미 없이 텔레비전의 채널을 돌리면 해가 바뀌었단 기분이야 들겠지만, 어째서인지 오늘은 영 별로였다.
휴대전화가 울렸다. 발신자는 ‘테츠.’ 나구모 테토라, 그를 좋아하고 동경하며 존경하고 따르는 강아지 같은 후배. 같은 가라테부이며 유닛 유성대의 멤버이기도 하다. 그 자신도 챙겨주는 후배이다. 여기까지는 세간에 익히 알려진 두 사람의 이야기이고, 그에게 있어서는…….
그는 우선 전화를 받았다. 그러자 대장― 하고, 우렁찬 소년의 목소리가 전화기 너머에서 건너왔다. 늘 그랬듯이 자연스럽게 테츠라는 애칭을 부르며 통화를 시작했다.
“새해임다, 대장. 새해 복 많이 받으시는검다.”
“테츠도, 새해 복 많이 받아.”
올해에는 조금 새롭게 새해를 시작한 것 같았다. 괜시리 기분이 좋아져 미소를 띄웠다.
“올해는 대장이 졸업하시고 혼자 남을 걸 생각하니 쓸쓸해짐다.”
“나는 졸업하지만 다른 후배들이 들어 올 테니 너무 쓸쓸해하지는 마.”
전화기는 조용했다. 아무런 말도 전해주지 않아 그는 전화를 받을 때처럼 ‘여보세요?’ 라고 말하려 했다. 입을 열자 눈물에 젖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후배들이 들어오는 건 좋지만 대장과는 비교할 수 없슴다.”
그 역시, 이렇게나 따르는 후배를 두고 졸업하자니 마음이 썩 좋지만은 않았을 뿐더러 앞으로 사회에서 다른 후배가 그의 밑으로 들어온다고 하여도 테토라 만큼 그를 좋아해 줄 것 같지는 않았다. 그 이상으로 테토라는 그에게 의미 있는 존재이지만.
뭐, 아무튼 이 눈물을 머금은 후배를 위로해 주기 위해 그는 이런 저런 말들을 보냈다. 졸업 하고 나서도 자주 연락하자. 아직 졸업까진 한 달 가량 남았으니 미리 슬퍼하지는 마. 남은 시간동안 지난 일 년 간 보내왔던 시간보다 더 즐겁고 재밌게 지내자. 이 말을 전하자 감정을 조금 누그러뜨리는 소리가 났다.
“그래도 헤어질 걸 생각하니 슬퍼서…….”
“슬픔은 아껴 둬.”
눈물이 날 것 같아 이만 끊겠슴다, 죄송함다 대장……. 전화가 끊어지기 전 잘 들어가고 어서 마음을 추스르라는 말을 남겼다.
전화가 끊어지고 나니 쓸쓸함이 밀려 왔다. 슬픔은 아껴 둬야 하는데, 겨우 일 년 뿐이었지만 그간 정이 많이 들었다. 앞으로 자주 연락 할 수 있다 해도 같은 학교에 다닐 때처럼 자주 만날 수는 없을 텐데. 아, 어쩔 수 없는 일이지만 새삼 받아들이기 힘들었다. 앉은 자리 그대로 바닥에 누웠다. 얼굴을 매만지고 마른세수를 하며 심란해진 마음을 정리하고자 했다. 앞으로 많이 보고 싶을 것이다. 이 시간을 그리워 할 테고, 어쩌면 다시는 돌아갈 수 없어 안타까울 때도 있을 것이고.
하지만 이 가라앉은 마음을 가지고 계속 있어봤자 우울해지기밖에 더 하겠나. 이럴 바에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일을 해야지. 비록 아직 어른은 덜 되었지만, 헤어지는 순간이 오면 테토라를 따라 눈물이 찔끔 날지도 모르지만, 일단 얼마 남지 않은 시간을 더 잘 보내는 게 나을 테니까.
다시 ‘테츠’를 찾았다. 오른손으로 전화기를 들고, 신호음 뒤에 들릴 목소리를 기다렸다. 앗 대장, 무슨 일임까 하고 아무 일도 없었단 듯이 전화를 받는 테토라가 좋았다. 오늘 시간이 있냐고 물었다. 오늘이 아니어도 괜찮고.
“오늘 시간 있슴다! 할 일이 없어서 집에서 빈둥대고 있슴다.”
“그럼, 만날까?”
그러자 각종 감탄사와 밝은 목소리를 섞어 내며 기뻐하면서, 얼마든지 만날 수 있다고 좋아하는 목소리가 그의 안으로 들어왔다. 순수하게 좋아하고 기뻐하는 이 어린 후배와 더 즐거운 시간을 보내기 위해 그는 나갈 준비를 했다.
아무튼, 조금 새로운 새해를 시작한다.
1895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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