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창작/앙상블 스타즈!
[에이안즈] 아름다워 보여 004
글쓰는 김자몽
2016. 1. 3. 00:32
리트윗, 마음, 감상 늘 감사히 받고 있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004
만나기로 한 때는 이번 주말. 모든 것을 그녀에게 맞추기로 했다. 영화, 산책, 분수대, 서점, 공원. 그녀가 원하는 것들은 나에겐 소박했다. 레스토랑에 데려갈 생각이었다고 했더니 그건 부담스럽단다. 한결 느슨해진 태도에 마음이 풀렸다. 표정은 이전보다 부드러워졌다. 목소리에 서린 앙칼진 감정이 사라졌다. 이 작은 변화는 내게 크게 와닿았다.
"그럼, 주말에 열 시에 만나는거예요."
"그래. 그러자."
"늦지 않기. 약속할래요?"
나를 향해 고개를 까딱이며 오른손 새끼손가락을 내미는 그 얼굴을 보았다. 눈동자는 빛이 났고, 입술은 생기있었고, 볼은 상기되어 있었다. 꿈만 같아 멍하니 바라보고 있었는데, 살짝 얼굴을 찌푸리며 말했다.
"약속 안 할 거예요?"
무슨 말이라도 했다간 무너져 내릴까봐 아무런 말도 할 수 없었다. 나는 왼손을 내밀어 손가락을 걸려다 손가락이 맞지 않다는 걸 깨닫고 오른손으로 바꿨다. 신경 썼어야 했는데. 바보 같았다.
"아, 제가 배려를 못 해드렸나봐요. 죄송해요. 다시 할까요?"
다시 왼손 새끼손가락을 내밀었다. 웃으며 그 손가락에 내 손가락을 걸었다. 진심으로 웃었다. 기쁜 마음으로 나를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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