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차 창작/개인 창작

[NL] 친애하는 저비 씨 Chapter 4

글쓰는 김자몽 2016. 1. 3. 2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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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4

 

 

 자상한 저비 씨

 

 답신 잘 받았어요. 이번 편지는 정말 자상하세요. 건강을 잘 지키겠다는 다짐과 배움과 결혼에 대한 조언은 절 생각하게 만들었어요. 전 아직 건강한데, 저비 씨는 이리저리 아프신 것 같아요. 일로 인한 두통도 잦으신 것 같구요. 정말 죄송하게도 전 저비 씨의 고통에서 제 젊음을 봤어요. 이제 혼 내주세요. 젊기 때문에 갖고 있지 않은 고통을 보며 이렇게 생각한다는 건 너무 나빠요.

 이러나 저러나 당신께 제 이야기를 좀 해야겠죠. 드디어 제가 태어나서 쭉 봐오던 세상이 아니라 조금 더 넓은 범위의 세상에 대해 말씀드릴 수 있겠어요. 아버지를 따라 왕궁에 다녀왔어요. 그리고 그 곳에서 열린 무도회에 참석했구요. 전 이런 저런 사람들을 소개 받았는데 다들 개성 없이 똑같은 외모를 가져서 기억은 잘 나지 않네요. 그래도 기억에 남는 사람이 있다면 아버지가 장차 제 남편이 될 사람이라고 암시를 하신 어떤 자제분인데요. 그 분도 저와 마찬가지로 형제가 없어요. 그의 집안은 저의 집안과 비슷하다나봐요. 그건 제 관심 밖이구요. 저는 그와 대화를 해 보려 했어요. 제 또래의 남자를 만나는 건 처음이었으니까요. 그는 매너가 훌륭했고, 억양이 고급스러웠어요. 몸짓도요. 호감 가는 사람이었다는 건 인정해요. 하지만 춤은 형편없었죠. 그래서 그 분의 이름과 가문이 기억 나지 않나봐요. 어쩐지 아버지가 춤을 가르치시더니만……​. 저는 무도회에 싫증이 나서 산책을 하고자 나왔어요. 제이는 자연스럽게 절 따라 나왔죠. 문득 제이가 안쓰러워졌어요. 내가 없었다면 그는 지금 쯤 아내와 함께 아이들을 낳고 살아가지 않았을까 해서요. 제가 그의 삶을 빼앗은 게 아닌가 싶었어요. 제이는 그 말을 듣더니 그렇지 않다고 했어요. 그리고 제게 춤을 청했죠. 그도 그 나름대로 엄청 용기를 냈을 거예요. 제 몸에 손을 대지 말라는 아버지의 엄명이 있었거든요. 하지만 그 순간, 춤을 추는 그 순간 제이와 저는 신분과 지위를 벗어던지고 한 남자와 여자로서 서로 마주하고 있는 것 같았어요. 그 때 저는 제 가슴이 두근거린다는 걸 처음으로 느꼈어요. 항상 저를 지켜주던 그 남잔 그 자제분보다 천박할지도 몰라요. 하지만 제가 장담하는데, 제이가 아버지를 제외하고 이 세상에서 저를 가장 많이, 또 열렬하게 사랑할 수 있는 남자일거예요. 그럴 수 있는 가장 완벽한 남자죠.

 

새로운 세상을 경험한 클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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